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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벼락

100만 인파의 의미


직업 때문인지 주말에 모인 100 만 인파를 보고 든 생각이,

저 행사를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였다.


100만 혹은 100만 이상의 인파가 모인다는 일은 단순한 일이 아닌 것이다.

그것도 어떤 정치적 사안을 해결하기 위해 시민이 직접, 자발적으로 나선 행사라면

국가적 의미를 가질 것이다.


그런데, 과연 직-간접 비용이 얼마나 들었을 것인가?

거의 대부분 인파가 서울 사람 혹은 서울 인근 사람이라 가정하면, 최소 비용이 왕복 전철비 정도일 것이다.

그기다가 준비한 물병 혹은 간식비 정도가 최소 비용일 것이고,

다른 교통 수단을 이용했다면 비용이 더해질 것이다.

그기다가 전국 각지에서 전세 버스로 모인 사람들도 몇 만은 된다고 하니,

그 비용도 만만찮을 것이다.


그기다, 행사 시작 몇 시간 전부터, 마감 시간을 넘어서까지 참석했던 그 모든 시간의 인-시 또한 막대하다.

즉 사람수 곱하기시간수 하면 거의 수백만 인-시가 들었던 것이다.

참석자가 평균 2시간씩 만 참석하고 돌아갔다고 하여도 200만 인-시에 이른다.


또 따로 행사를 준비했던 시민 사회단체가 동원했던 장비들, 경비들...

또한, 그 행사로 인해 서울시가 부담했을 교통 정체에 대한 비용이랄지, 

장소를 우회했을 사람들의 비용들, 도로를 점유하는 동안의 기회 비용들....


왕복 교통비를 인당 2000원 으로 만 잡아도 20억이고,

2백만 인-시에다 최소 임금 보다 적은 8천원 정도를 곱하면 160억,

사회 단체가 준비하며 썻던 경비들...기타 간접 비용들...을 대충 계산하여도


200억에 가까운 비용이 들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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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간단한 계산이 시사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은 어떤 것인가?


우리가 만들려는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한번 행사에 200억 정도 들어가는 대형 정치행사가 가능한 지금의 우리나라는 대체 어떤 나라일까?


이제 우리는 '경제적'으로 선진국이라는 것이다.

따로 동원하거나, 비용 보조가 없어도, 필요하다면, 

그 정도 돈 쯤은 아무런 부담감도 없이 소비할 수 있는 나라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 경제적 능력은 아직 우리 머리 속에 남아있는 약소국 혹은 후진국으로서의 우리나라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나라가 되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옛날에는(70,80,90년도의 지난 시간 동안),시간이 없어서, 차비가 없어서, 행사 비용이 없어서

이런 규모의 행사가 근원적으로 불가능했던 것이다. 이건 우리가 도달한 선진국의 한 면일 뿐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제 시민들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이다.

자존심을 가지고, 부당함에 당당히 항의하는 시민이 되었다는 것이다.

가난한 나라의 바쁜 시민들이 아니라, 조금은 여유가 있어서 

자신의 시간과 비용을 '전체의' 민주주의를 위해 쓸 수 있는 시민들의 자존심 말이다.

이건, 박통을 파면시켰던 그 집회를 통해 자연스럽게 체득된 민주 시민의 자존심이다.

이는 경제적으로 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이미 선진국 시민으로서의 자질이 체득되었다는 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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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이런 변모를 아직도 모르거나, 인정하기 싫은 정파들은 인파의 숫자에 집착하여 헛소리를 하고 있다.


적극적으로 우리의 민주주의를 만들고자 하는 100만 정도의 인파가 가질 정치적 의미를 아직 모른다니

청맹과니, 벽장호들이다.


다시 곱셈을 해 보면,

100만들이 한 사람의 동조자들만 만들어도 이미 200만에 달하고,

그들이 다음 총선에서 할 선택을 상상해 보면,

이 흐름에 대항하려는 시도가 얼마나 무망하고 절망적인지 알 수 있다.


저항세력들이 다음 총선에서 일패도지, 몰락할거라는 전망은 이런 근거를 가지고 있다.

각 선거구에서 천 표 정도의의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우리의 총선 상황에서,

전국에서 모인 100만 인파가 어느 정도의 위력을 가질지 모르고 있다는 건, 

모를 뿐 아니라, 그 현상을 반대하고 비아냥거린다는 것은 대중 정치가로서 자질이 없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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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문제가 다음 주에 당장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고,

검찰이 이번 주에 취할 행동을 고려하면(공개 소환 혹은 기소 따위), 다음주 주말도 많은 사람들이 모일 것이다.

이것이 오래가면 갈수록 위력은 더 할 것이고, 

이 동력이 마침내 우리 사회를 근원적으로 바꾸는 힘이 될 것이다. 이것은 이미 지난 탄핵으로 증명되었다.

그 근원적 변화는 우리가 마침내 남북평화를 정착할 때 까지 계속 될 것이고,

이것이 바로 100만을 헤아리는 사람들이 한 장소에 모인 뜻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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