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주의'를 많이 들어 봤어도, '천민' 사회주의라는 말은 처음 들어본다.
본래는 '천민 자본주의' 라는 말은 있다.
자본가가 기업가 정신으로 경영하지 않고,
오로지 돈 만을 목표로 하여 온갖 치사하고 불법적인 일을 저지르는 사회를 일러
천민 자본주의라고 하지 않는가?
우리말에 '졸부'라는 말이 그들의 행태를 나타내는데,
갑자기 부자가 된 자들은 자신이 번 돈을 감당하지 못하고
돈이 자신의 인격이 되어 마치 도라도 깨친듯 굴게 된다.
이때 쓰인 '천민'이란 말은 본래적으로 부자라면 당연히 가져야 할 사회적 책임 의식이랄까 품격을
가지지 못하고 못나게 구는 졸부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근데, 천민 사회주의라면 그때의 천민은 무슨 뜻이 되는 것인가?
사회주의 정책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이 국민을 위한 복지 정책과 부자들에 대한 많은 세금의 부과인데,
그런 상황에서 어느 누가 사회적 품격을 잃고 천민같이 군다는 말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
그러나 가만보면, 저들의 사회적 지위를 고려할 때,
사회적 복지를 통해 혜택을 보는 '가난한 자'들을 천민이라 지칭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부자들이 복지 혜택을 볼 리 없으니 말이다.
정치계에 데뷔한 이래 이 땅의 기득권자로서의 의식을
가감없이, 무의식적으로, 의식적으로 끊임없이 표출해 온 그 자의 입장에서 보면,
복지 헤택이나 받고 사는 가난한 자들은 '천민'이 틀림 없을테니 말이다.
이런 생각이 맞다면 그가 말한 천민 사회주의란,
가난한 자들이 복지 혜택받는 사회 즉, 천민들이 국가에 혜택받고 사는 사회를 지칭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걸 뒤집어 보면,
그가 만일 집권한다면, 지금의 복지 정책을 뒤집어 버리고,
다시 부자가 더욱 부자되는 정치를 하겠다는 말이니,
그가 이 말을 하면서 같이 주장했다는
'민부론' 에서의 '민' 이란
즉 국가의 평균 소득을 깍아 먹지 않을 정도의 실력과 재산을 가진 국민일 것이다.
(이런 개념의 국민은 이미 지난 '꼴보 정권' 8년 동안 지겹게 보아왔던 '국민'이 아닌가?)
그의 말대로 국민 소득 5만 달러가 되면,
사회는 더욱 분리되고, 부자는 5만이 아니라, 50만 달러의 소득을 올리는 나라가 되지 않겠는가...
그런 나라가 과연 중산층 이하의 국민들에게 어떤 의미의 나라일까?
천민 사회주의를 욕하는 그 자는 아마,
천민 자본주의를 꿈꾸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