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86 세대'들이 이 사회에 기성 세대로 자리 잡으며
그들을 '기득권'이라고 부르는 일이 많다.
비단 86 세대 만 아니라, 모든 인간 사회에서
50~60대 계층이 사회에서 가장 부유하고,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 건 거의 당연한 현상이다.
그런데, 그들을 기득권이라고 부르는 것은 타당한가?
건조한 의미에서 기성 세대라는 말을 붙일 수는 있지만,
정치적 함의가 다분한 기득권 이라는 말을 붙이는 건
개념의 혼란이 아닌가 싶다.
우리가 사회적 의미로 기득권 이라 부를 때 그 의미는
법이라든가 사회 상식를 무시하는 어떤 힘을 휘두르며,
정부의 성격과도 별 상관없이, 항상 권리 혹은 이익 '만'을 누리는 사회 상층부를 의미한다.
우리 사회에서 이런 정도의 힘을 가진 기득권자들은 어떤 자들인가?
자본가, 재벌, 상장회사 CEO...정도의 자들이 그들일 것이다.
우리 사회가 자본주의, 민주주의를 유지하는 한,
결국 자본을 많이 가진 자들이 상층부를 차지하는 것이고,
그들의 권리 혹은 권력을 국가 제도로 지키는게 '질서'일 것이니,
이런 자를 '기득권'이라 불러야 하지 않겠는가?
이런 의미에서 보면, 기득권층에 이른 86세대가 있긴 하겠지만,
전체를 다 기득권층 이라 부르는 건, 개념의 혼란이 있으며,
나아가 우리 사회의 '진짜' 기득권 문제를 은폐하는 것이 된다.
즉, 진짜 기득권층의 특권으로 인해 날로 계층 분리가 심해지는 우리 사회의 심각한 모순이 진짜 문제인데,
젊은 시절 나름대로 국가에 기여하고,
개인의 능력으로 혹은 노력으로 사회에 자리 잡고
나라의 국력에 걸맞는 정도의 부를 누리며 사는 '상위 중산층' 정도의 사람들을
기득권이라 불러 버리면, 재벌 같은 자들은 뭐라 부를 것인가?
진보 운동을 한 자들 중에 재벌이 되어 그 힘을 함부로 휘두르는 자가 있는가?
소위 진보라 불리는 자들이 이미 50대 이상의 연령이고,
그들은 당연히도, 사회의 중견 계층으로서의 지위를 얻게 된 것이다.
그러면, 우라나라의 중산층 혹은 상위 중산층들의 일반적인 삶을 사는 것도 또한 당연할 것이다.
결국 그들은 교수, 의사, 중소기업 사장...등등 어느 정도 성공하여
'다소' 잘 사는 정도의 계층들인데, 그들이 기득권들인가?
그러므로, 진보 운동을 한 사람들을 기득권이라 부르는 건 잘못된 화법이다.
우리가 이런 혼란에 빠져 서로 싸울 때, 진짜 기득권자들이 웃고 있지 않겠는가..?
큰 죄를 지어 마땅히 큰 벌을 받아야 마땅해 보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벌을 받지 않고 있는 많은 자들 말이다.
이명박, 박근혜, 이재용, 기타 재벌 총수들, 양승태, 족벌 사학 오너들, '일부' 종교시설 관계자들...
이들을 기득권이라 불러 마땅한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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