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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벼락

70만건의 보도


지난 한달 간 조국에 대한 의혹 기사가 물경 70만 건 정도라고 한다.


그 보도의 내용이 정작 조국 자신의 능력이나 기량 비젼 혹은 비리 부정에 대한 것이 아니고,

그의 가족, 아내, 딸, 어머니, 친척에 대한 것이 거의 대부분이라니,

정작 조국 자신에 대한 검증은 없었던 것이다.


그의 출현에 왜 이리 시끄러운지는 뻔히 짐작이 간다.

그가 장관이 되면 불행해질 것으로 짐작하는 작자들이 많다는 뜻 아니겠는가?

그들의 공격은 그러나,

평생 공부에 전념해 온 최강의 학자에게는 무력할 뿐이었다.

조국 자신에 대한 공격은 거의 한 건도 없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조국의 딸에 대한 공격에 대해,

조국은 여지껏 우리가 보아온 고위 공직자의 태도와는 차원이 다른 반응을 보였다.

거의 새로운 도덕의 창출이라 할 만한 태도다.


즉, 그의 정적은 가짜 혹은 날조된 증거로 딸이 부정입학 등 학사비리를 저질렀다고 공격하지만,

정작 조국 본인은 그 공격에 대해 일면 방어를 하면서,

또 다른 면으로는, 그런 날조가 그럴듯해 보이도록 한 자신의 사회적 지위에 대해 반성하고 성찰했다는 것이다.


이 장면에서 공직자의 윤리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데, 조국이 보인 태도는 거의 성직자와 같은 것이었다.


그는 유복한 가정에 자란, 천재급 머리를 가진, 대단한 수준의 학자로서

우리 사회의 최고층에 살았다.


이제 와서, 그런 삶 자체가 사람들에게 미안하다고, 특히 가난한 청년들에게, 자녀의 스펙 챙기기에는 삶이 너무 팍팍한 부모들에게 사과한다.

그러나 한 개인의 차원에서 보면, 그건 사과할 일은 아닌 것이다.

유복하고 머리좋은 인재가 열심히 공부하여 학계에서 일문을 이루고,

직접 정치행정에 참여하여 나라를 위해 이론대로 정책을 펴는 것은...

조선 시대 이래 모든 선비, 학자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했던 인생이 아닌가 말이다.

그래서, 나라가 조금이라도 그의 시책이나 학문으로 부터 도움을 받는다면 이는 가문의 영광이고 개인적 자랑이 아니던가?


그런데, 조국은 그런 삶에 대해 사과한 것이다.


그의 사과는 대한민국이라는 현대 국가가 탄생했던 때로 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우리를 지배해 왔던 '경쟁 주의'에 대한 것이다.


그 경쟁에서 가장 유리한 것은 무엇보다 머리가 좋은 것 그것 하나 뿐이다.

그 외에 부모의 재산이나 사회적 지위는 부차적 작용을 할 뿐이며,

그 '부차적 작용'이 모든 학사부정 비리의 근원이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무한 경쟁에 내 몰린 모든 사람은 경쟁의 '공정' 이야말로 가장 최소한의 정의라 여겼다.

조국은 그 경쟁에서 천재적인 머리로 인해 처음부터 훨씬 앞서갔던 것이다.


그리하여 현재의 조국은 자신에게 주어진 사회적 지위를 차지한 것이다.


그러나, 정적들의 비합리적인 공격을 통해 조국 자신의 사회적 지위라는게

처음부터 불공정한 것이었다는 자각을 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서 유전 덕에, 유산 덕에 잘 살게 된 자들이 마땅히 가져야 할 선한 생각에 대한 윤리 도덕이 나올 것인데..)

조국이니까 가능한 자각이자, 사과가 아닐까?

누가 자신의 출세, 지능, 혹은 학문, 직업의 성공의 본질에 대해 자각하고 사과할 것인가?


지난 한달 동안 쏟아진 70만 건의 보도 조차 그를 무너뜨리지 못했다.

가히 하늘을 뒤덮고 땅을 들어엎는 공격이었지만, 그를 손톱만큼도 다치지 못했으며


오히려 그 난리통에서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 하나를 얻었으니,

앞으로 펼쳐질 그의 경세제민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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