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에서 진보 세력이 근소한 차이로 패배했다.
반면 불과 5년전 이상한 정치를 하다가 탄핵당했던
야당 후보가 다시 승리하였다.
이런 결과를 두고 진보진영에서는 당선자가 정식으로 취임을 하면,
지난 보수 세력의 정부처럼
정치보복이나 무슨 이상한 정치를 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다.
대선 선거전 국면에서는 현 당선자에 대한 비리혐의가 유포되었고,
그걸 단죄하기 위해서라도 진보세력이 승리해야 한다고들 이야기가 나왔으니,
그들이 패배한 지금, 정치보복 같은 것들을 걱정하는 건 심리적으로 당연해 보이기도 한다.
MB 정권의 민간인 사찰이나, 박통 정권의 사이비 종교적인 정치를 떠올리면,
하필 검찰 총장 출신이 대통령이 되었으니,
예의 그 잘 휘둘렀던 칼날로 상대 세력을 치지 않을까?
그러나, 우리 민주주의도 어지간히 발전하지 않았던가?
MB시절 민간인 사찰의 주역이었던 국정원과 군 기무사 관련 인사는
정권이 끝나고 난 후 불법 사찰 혹은 정치개입으로 재판을 받고 중형에 처해졌으며,
박통은 뇌물을 받은 걸로 유죄판결을 받았다가 지병을 이유로 겨우 사면되었으니,
이 사건들의 교훈은 정치판에서 권력자의 하수인이 되어 정치 보복 혹은 상대세력을 불법적으로 해꾸지 하면
벌 받는 사회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게 우리 민주주의의 발전의 증거다.
한편, 예전에는 권력의 하수인이라 여겨졌던 권력기관의 공무원들도,
제도와 법의 정비로, 권력자의 부당한 명령에 대해서는 거부할 수 있게 되었고,
설령 그 명령을 따라 일시 출세할 수 있지만,
결국은 처벌을 면치 못한다는 교훈을
지난 10년간의 정치적 격변 속에서 몸소 체험하였으니,
예전과 같이 권력자의 불법부당한 명령에 맹종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것도 우리 민주주의의 발전의 결과다.
무엇보다 무서운 건 낙선자에게 쏠렸던 일천수백만표의 표심이다.
저들은 간발의 차이의 패배가 아직 억울하며,
승리한 자들의 정치가 얼마나 잘 될지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이제 새로운 대통령이 섯으니,
저들의 정치가 얼마나 우리의 삶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지켜보자.
우리는 이미 불법적 정치권력을 몇번이나 단죄할 만큼
성숙한 민주주의 나라를 이룩하였으니 말이다.
새 대통령이 성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