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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기

雲南旅情 3.

1.객잔  

 

 

리장의 마마나시 객잔

 

 

리장에서 머문 객잔은 마마나시 객잔(媽媽納西)이었고, 호도협이 있는 차마 고도의 트레킹 코스에서는

차마 객잔(茶馬)에서 숙박하였고, 트레킹 중에 점심을 먹은 곳은 중도 객잔(中途)이었다.

 

신발도 없이 살 정도로 가난했다던 차마 객잔 주인은 이제 부자가 되어

‘럭셔리’ 객잔 한 동을 또 짓고 있다.

 

어째서 그는 이 가난한 동네에서 가장 가난하게 살다 부자가 되었을까?

 

가만 보니, 집 위치가 딱 마을 초입이다...로케이션이 절묘했던 것이다..

차마고도의 긴 산길을 걸어온 나그네가 이 집 근처에 오면 딱 해가 지는 지점인 것이다.

많은 나그네들은 선택의 여지없이 이 집에 찾아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나그네가 있기만 하면 말이다...

 

그런데 ‘선진국’(?) 한국의 호사 취미 덕에 만들어진 '차마고도'라는 다큐를 보고 몰려온

한국 사람들이 그 나그네가 되어 주었다. 그 전에는 그저 드문 관광객이 저 계곡아래

호도협에만 들르고 떠났던 동네에 갑자기 관광객이 몰려온 것이다.

그 열기에 중국인 관광객 까지 합세하였다.

 

그들이 가져다 준 번영..!!!!

이건 정말 하늘이 내린 복이다.

 

물론 주인의 성실한 봉사가 입소문을 탓을 것이다.

팔년째 이 코스에서 장사하고 있는 가이드는 아직도 주인 내외가 순박하고 친절하다고 하니 말이다. 

 

무엇보다도 사람 그 뒤에 하늘이 내린 복...

 

그는 가난할 때 찾아온 이국의 나그네에게 물 한잔이라도 권하였다고 하였고,

헛간 같은 집 한 켠에라도 잠자리를 보아 주었다고 한다.

그 음덕이 쌓이고 쌓여....이제 부자가 된 것이다.

 

 

 

 

차마객잔의 저녁엔 한국인이 가르쳐 주었다는 닭백숙을 먹었다. 끈질긴 한국인의 입맛이다.

호도협 차마객잔에서 닭 백숙을 먹다니...중국인들의 입맛에는 전혀 생소한 요리인데 말이다...

 

다음날 점심을 먹었던 중도 객잔에는 마당에 꽃이 한가득 피어 있었고,

자외선 강한 햇살이 강하게 내리 쬐고 있었다.

객잔 마당에서는 붙임성 있는 삽살개 강아지 한마리가 손님들에게 아양을 떨며 먹을 것을 구한다.

녀석의 거동이 귀여워진 관광객들이 배부를 정도로 먹이를 남겨준다.

주인이 녀석 밥 걱정은 안하겠다.

 

리장 고성의 마마나시 객잔은 소박하고 고요한 골목의 한 모퉁이를 지키고 있었다.

소위 ‘리장 고성’지역이라는 구역을 들어서면, 객잔들이 가득 차있는데, 여관들이다.

낮에는 잘 모르지만, 밤이 되면, 리장 고성은 젊은 유흥객이 광란의 밤을 즐기는 곳으로 돌변하는데,

마을광장을 중심으로 펼쳐진 상가지역이 그렇다.

마마나시 객잔은 그곳으로 부터 한참 떨어진 고적한 곳이다.

건물은 소박하고, 오랜 건물의 향취가 가득한 객잔이다.

 

2. 말(馬)

 

차마고도 트레킹 초입에 나시족 주민이 몰고 나타난 말은  작은 놈들이다.

말 주인은 그 중 제일 크고 힘세 보이는 까만 말을 내게 지정하였다.

내 몸무게가 가장 많이 나간 탓이다.

 

다소 험한 고개를 말 타고 올랐다.

내 무게 때문에 휘청이는 것 같아 맘이 조금 불편하였는데...어느 순간 녀석의 발걸음에 맟춰 몸이 리듬을 타야 한다는 걸 알았다.

그래야 그나마 녀석의 힘을 덜어줄 수 있는 것이다.

 

말 잔등에 앉아 녀석의 다리를 걱정하면서 녀석을 더 힘들게 하는 위선을 부릴게 아니라,

녀석과 보조를 맞추는게 그나마 낫지 않을까?

 

기본은 오르막에서는 몸을 앞으로 바짝 숙이고, 내리막에는 반대로 등자를 버티고 서서 무게를

녀석의 어깨에 걸어주는 것이다. 잠깐의 승마지만 결국 이것도 짐승과 사람의 협력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녀석이 재밋는게 주인 아줌마가 고삐를 잡을 때는 길가의 풀들을 찾아 뜯어 질겅이며 이리저리 풀을 찾아 길가로 삐뚤빼뚤 걷다가,

주인 아저씨가 고삐를 잡으니 몸을 바로하고 앞을 보며 걷는 것이다.

짐승도 눈치가 있다.

 

 

 

 

고갯길의 꼭대기에 이르자 말의 스텝이 휘청인다.

말과 리듬을 맞추고 있는 걸 눈치챈 말주인이 엄지를 들어 올리며 좋아한다.

 

눈 아래로 호도협의 급류가 좁은 협곡으로 분류한다. 물소리가 이 높은 곳에서도 시끄럽다.

계곡을 타고 올라오며 소리가 확대되는 탓이다.

호도협의 상징이 된 바위가 급류 가운데 보인다. 그 바로 옆에는 아치 다리도 보이지만,물은 많이 줄었다.

수량이 많을 때는 바위 꼭대기가 겨우 보인다는데 바위가 다 드러나 있다.

 만수위 때의 기세나 소리는 대단할 것이다. 그 많은 물이 불과 수십미터의 좁은 협애를 빠져 나가니 소리가 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말이 고개마루에 도착할 때까지 풍경도 구경하고 말걸음도 살피며 즐거웠다.

 

말이 고갯마루에 서자 문득 허벅지에 강한 진동이 온다.

말의 힘찬 심장이 온몸으로 피를 뿜어내는 진동이 내 허벅지 까지 전해진 것이다.

녀석은 펄펄 살아 제 할 일을 하고 숨을 몰아쉬며 심장을 펄떡이며 서 있었다.

그 노력으로 주인도 생계를 벌고 녀석은 여물을 얻어 먹으며...살아가는 것이다.

세상의 삶이란 이런 것 아닌가. 보잘 것 없는 댓가지만, 스스로 일하며, 그것에 사회가 지불하는 댓가를 받아 생계를 이어가는 것...

 

말은 생명이 약동하고 있었다.

 

 

 

 

3. 별

 

차마 객잔에서의 밤

별...하늘에 구름이 오간다. 밤바람이 몹시 차 오래도록 별구경은 못할것 같은데 그나마 구름이라니...

사하라나 몽골 고비의 외로운 황야에서 바라볼 빛나는 은하수와 별무리들이

로망이 된지가 오랜데 아직이다.

 

새벽 세시반에 일어나 맑게 개인 밤하늘에서 별을 보았다.

 

좋았다.

 

그러나 하늘이 손바닥만 하여 별이 한눈에 다 들어오는 것 같다.

맑기는 했지만, 추위를 무릅쓰고 바라보기에 밤하늘이 너무 좁다.

산간 지방이다...하늘이 손수건만 하다는...

 

4. 산길

 

 

차마고도의 트레킹은 퍽 평이한 산길이다.

 

멀리 아래로 호도협의 물소리가 들리는 까마득한 절벽 위로 난 길이 마주보이는 옥룡설산의 장쾌한 봉우리를 따라가며 굽이굽이 이어진다.

 

 

 

 

본래적 차마고도는 이 길이 아니었을 것이다.

일정 때문에 이번에 가보지 못하는 샹그릴라 지역에서 북서쪽으로 티벳에 이어지는  험난한 산길이

아마 ‘진짜; 차마고도의 길일 것인데,

그 길은 관광객이 가기에는 너무 험하고 길 터이니...짝퉁의 나라 중국답게, 짝퉁 차마고도가 관광객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길 자체는, 옥룡설산의 고봉을 바라보며 걷게 되어있어 괜찮다. 길 중간에는 관음폭포가 있다.

산길의 끝에는 버스 정류장이 있고, 버스를 타고 3시간여...리장으로 귀환하였다.

 

이제 리장에서 곤명으로 , 다시 홍콩으로...부산으로...집으로 가는 길이다.

 

호도협 골짜기의 전경.

이 골짜기를 흐르는 강을 금사강이라 부르는데, 양자강의 2대 상류중 하나다.

금사강과 민강이 합류하여 양자강이 되고 그 강이 우리의 서해바다까지 흘러내린다.

이곳은 장강의 최상류지역이다.

 

5. 기타.

 

석림

 

곤명 남쪽 120km 지점에 있는 카르스트 지형. 수천만 년 혹은 수억 년 전 해저 바닥이

육지가 되고, 그것이 다시 물에 씻기고 깍여, 큼직한 수석이 되어 있는 곳.

돌의 숫자와 사람의 숫자가 거의 같은 만큼 사람들이 몰려와 있었다.

공원으로 지정된 곳 바깥에도 수석들이 많이 보였는데, 그 돌들은 도로공사 때문에 패이고 꺽이고

뭉개져 있었다.

그런 취급으로 봐서, 모양 좋은 돌들은 어느 부잣집 마당의 장식물로 서있지 않을까 싶었다.

 

구향동굴

 

곤명남쪽 80km 지점의 카르스트 동굴.

크기가 대단하여 중국적 규모다.

 

종유석과 석순으로 이루어진 동굴이 볼만하였는데, 동굴에다 사이키델릭 조명을 하여

석회석 동굴이 무슨 나이트 클럽 같이 알록달록하였다. 중국인의 짝퉁 정신이 여기에 이르니, 위대해 보인다.

자연동굴을 '짝퉁 도시'로 만들어 즐기니 말이다.

 

 

구향동굴의 절정은 거의 20미터는 되보이는 폭포였다.

동굴 속에 그런 장쾌한 폭포가 있다니....

 

홍콩

홍콩에는 부두와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건물만 있었다.

흡사 거대한 개미집과 같은 인상이다.

그 사이로 사람들이 헤메고,헤집고,숨쉬고 있었다. 몇시간 안 있었는데, 답답하였다.

 

 

 

 

 

* 이 글을 블로그에도 같이 올리는데, 블로그 에서는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여행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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