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껏 본 미국 영화와는 완전히 결이 다른 영화.
수채화 같이 담담한 이야기 전개와 정말로 아픈 인간적인 불행을 아름답게 꾸려놓았다.
특히 인상적인 건, 여지껏 알던 '미국의 인상'과는 완전히 다르게, 혈육간의 진한 정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 영화를 보고 놀란건,우리가 전통적 가족 관계라고 생각했던 '정서'가 개인주의의 나라 미국에는 오히려 저변에 많이 남아있고,
가족주의가 유난한 울나라에는 오히려그런 인간적 관계나 가치가 아예 없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요즘 우리 사회를 감싸고 있는 어떤 매서운 정서, 경쟁 뭐 그런 것들이 우리 머리 속을 가득 채우고 있어서 일 것 같은데,
가족주의의 거죽 아래 너무 차가운 소외를 많이 겪고 있는 요즘 우리나라 사람에게 적잖이 위안을 줄 것 만 같은 영화다.
나의 기억에도 '리 삼촌' 같은, 삼촌이 어릴적에는 있었다.
물론, 세월이 너무 흘러버려 '그 어른들'이 다 돌아가신 탓에 삼촌들이 없는 것이지만,
이젠...나는 이 시대에, 그런 넉넉하고 기댈만한 삼촌이 되어 있지 못하다.
아니, 그때 그 조카들 처럼 삼촌이 필요한 조카들이 없어져 버렸다.
우리네 삶이 너무 바빠졌기 때문일까?
....그렇다면, 우리가 미국 사람보다 더 각박하고 바쁘게 살아가고 있단 이야기인데,
우리는 얼마나 팍팍하게 살고 있단 말인가...
영화는 보는 내내 눈을 떠지 못하게 하였고....한없는 상념에 잠기게 하였다.
탁월한 이야기꾼을 발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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