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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영화관

더 킹(한 재림 2016)


이 영화에서 유일한 잘못은 그 제목이다.


주역인 검사들과 조폭 깡패들과 최고위층 정치가들이 모조리 다 왕이 아니니,

이 영화에 '킹' 이라는 제목을 붙이는 건 잘못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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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에는 감독이 의도한 대로, 최근 10년 정도의 우리나라를 잘 풍자하고 있다.


감독의 시니컬한 시각이 잘 배어든 장면들이 있었고....뭐 그런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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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두 개의 플롯으로 전개된다. 이건 좀 무리해 보이는 시도였는데, 워낙 현재성이 살아있는 장면들이라 무난히 흘러갔다.

그러나, 그 장면들의 역사성이랄까, 정치 사회적 의미를 잘 모르는 관객들에게는 지루하지 않았을까...


실제 일어났던 정치적 사건들에 관한 뉴스 장면들과 영화 속에서 전개되는 검사 조폭들의 이야기가

서로 설명하고, 끌어가며 전개되는 플롯인데,


그 어떤 정치적 고갯 마루에서, 제거당한 엘리트 하나가 상대 진영으로 투항하여

정치적 보복을 가하는..그래서 전혀 영웅의 이야기는 아닌, 따라서, 영화로 부터는 씁쓸한 현실 확인 밖에는 할 것이 없는..


당신이 왕이라는 친절한 설명은 공허하게 허공으로 날아가고 말았다.


다만, 최근사를 조폭과 연계하고, 일반인에게는 가장 무서운 존재인 검사를 페르소나로 하여 이야기를 잘 만들었다.

감독의 시니컬이 좀더 독해지고, 밝아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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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이 영화에서 인물들이 충돌하는 가장 핫 한 지점이 주-종 관계에서 종이 주인을 이길려고 하는 지점이다.

이건 일본의 막부시대에 있었던 안분지족..즉. 지 분수를 알고 그 자리에서 만족을 느끼며 살아가야 한다는 도덕률을 떠올리게 하는데,

21세기 대한민국의 실제 도덕율이 그러하다면 우리는 한 300 년 정도 후퇴한 것이다.


이런 곤란한 점을 피하기 위한 장치가 바로 감독의 당신이 왕이다 라는 대사 한 줄인데...

그마저도, 감독은 선택을 관객에게 던져버려서 아무래도 좀 찝찝하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난 직후 소감이 '씁쓸함' 이었던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