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적 대통령이라는 말은
3김 시대라 불리던 그 시절에,
대통령이 소속 정당의 공천권까지 장악하여
국정과 정계 구조를 오로지 하던 시절의 대통령을 이르는 것이다.
당시 대통령은 당 총재이면서 행정부 수반이었고, 국가원수이며, 국군 통수권자였으니,
여당이 의회 다수당인 상황이면
어떤 정치적 결정도 할 수 있는
그야말로 제왕같은 권한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국회의원의 공천권이라는 권한이 너무도 막강하여,
국회의원이면 대통령에게 복종하지 않을 수 없었고,
대통령 혹은 지역 토호들의 소위 공천권 장사라는 소리까지 나오던 시절이었다.
그런 대통령 권력은 국민의 야소야대라는
정치적 선택으로 일부 제한될 수 있었다.
그후, 정권의 인기가 떨어져 국회의원들이 선거에 불리하다 싶으면
총재를 출당시키고,
선거판에는 얼씬도 못하게 하고는 했는데,
이런 정치적 배신 혹은 처형은
제왕적 대통령의 몰락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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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격변을 겪으며
민주당은 대통령의 정당장악을 원천적으로 분리하여
공천권은 당원의 의지가 반영되는 상향식으로 정하였고,
정치적으로 대통령의 권한은 행정부 수반의 역할로 축소되었다.
이후, 제왕적 대통령은 없어진 것이다.
신임 윤통은 그런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을 회복하고 있는 모양이다.
지방 선거에서 자신의 참모를 내세우고 있고,
국회의원 보궐 선거에서도 특정 지역에 자신의 뜻에 맞는 후보를 세우고 있으니 말이다.
이건 정치의 퇴행이 아닌가?
소위 상향식 공천이란게
당원들이 선택한 자를 공직 후보로 공천하는 제도인데,
이게 그간 발전하여 온 우리 민주주의 정당의 일반적 모습이 되어야 마땅함에도,
여당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이러면, 2년 여 후에 있을 총선에서 여당의 공천 모습이 벌써 보이지 않는가?
권력자에 줄대기, 금전거래, 밀실공천....
실로 수십년 동안 우리 정치판에서 사라졌던 말들이 귀환하고 있다.
상식과 공정의 대통령 시대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