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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영화관

Green Book(피터 패럴리 2018)






백인과 흑인의 전통적 역할을 뒤집은 우정에 관한 영화.


1.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


우리 주위에 미친듯이 유행하는 프라이드 치킨이 사실은 흑인의 눈물이 잔뜩 묻은 음식이다.

흑인이 백인의 노예이던 시절 남부의 대농장에서...

백인은 닭을 '구워서' 살만 발라먹고 버렸다.

노예이던 흑인은 그것들을 주어다가 기름에 '튀겨' 먹었다는데,

그후, 백인은 구워먹고, 흑인은 튀겨먹는 식성이 일종의 소울 푸드로 정착되었다.


우리 주위에 닭튀김이 대 유행하는 건...우리 사회를 은유하는 것일까? 그리 생각하면 너무 민감한 것일까..?


닭 튀김과 함께,

또 하나의 가난한 소울 푸드는 '퍼보이' 라 부르는,

민물 메기 튀김이다. 그 음식은 이름부터 가난한 아이들이 먹은 음식이라 푸어 보이인 것이다.


그 닭 튀김을 영화에서는 백인이 맛있게 먹고, 흑인이 그걸 곤란해 한다.

역할의 전복이다. 이미 60년대에.


2. 인간의 정체성


백인의 사회적 위치에 도달한 흑인과

예전 흑인의 처지에 사는 단순 무식한 백인이 단지 피부색을 따지는 차별이 얼마나 황당하고 어이 없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한편 생각해 보면, 엘리트 흑인의 머리 속을 지배하는 모든 생각들은 백인의 것이어서,

엘리트에 진입한 흑인은 자신의 주위의 모든 흑인을 자신의 삶에서 몰아낸다.

그래서 비록 유복하게 살지만, 그는 외롭게 살아야 한다.


반면, 그저 단순히 가난하게 사는 백인 하층민은 인간이 당연히 누리며 사는

여러가지 인간적 가치들을 한껏 누리며 산다.


그 두 삶을 바라보면, 인간이 만든 사회, 규칙, 상식...따위의 폭력성을 볼 수 있다.


3. Prodigy...신동


소외된 사회적 소수자들에서 나타나는 '신동'들은 사회적으로 각광을 받고, 엄청난 명성을 누린다.

이런 현상은 다수자들의 범죄를 은페하는 좋은 방패막이가 되는데,

신동들의 명성이 높을수록, 일반적 소수자들의 차별 혹은 박해가 심하다고 볼 수 있다.

이 현상은 박해받기로 유명한 유대인의 사례에서 분석된 것이다.


주인공인 닥터 셜리도 또한 신동인데, 그는 천재적인 음악 솜씨로 인해, 백인 사회에서도 상층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당시 미국에서 흑인들은 무수히 목이 매달리고, 불에 타죽었고,

사회적으로도 '동등하되 분리한다' 는 차별을 받고 살았다.


여기에서 백인 사회에서 사는 소수자들의 처지를 다시 한번 본다.

천재적이 아니라면 제대로 사회에 발 붙이기가 어렵다는 사실 말이다.

그리하여, 백인의 편견을 자기 충족적으로 달성하듯,

흑인들은 범죄율이 높고, 무직에다, 가난하며, 무식하게 살게 되는 것이다.


이게 흑인에게 아니, 모든 사회적 소수자에게 씌어진 사회적 악순환, 멍에인 것이다.


4. 화해


영화의 처음부터 예상되었던 양인 간의 화해의 모습은

한편으로, 미국 사회의 일종의 진보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 아직 편만해 있는 어리석은 인종주의에 대비해 보면 일종의 판타지로 보인다.


그럼에도, 인간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주는 건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