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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영화관

아이 인 더 스카이(Eye in the sky 개빈후드 2015)

 

 

 

 

1. 드론 전쟁

 

 

공상 과학 영화와도 같은 드론 전쟁이 이미 일반화되었고, 그것에 대한 영화가 많이 쏟아지고 있다.

 

전쟁은 화면으로 생중계되고, 작전 참가자는 멀리 떨어져서 적을 죽이고 있다.

죽어나가는 적은 그저 화면상의 폭발장면으로 나타날 뿐이다.

즉 폭격자는 머리로는 자신이 인간을 죽였다는을 이해하겠지만,

아무래도, 직접적 접촉과는 엄청난 차이가 나는 전쟁 경험을 하는 것이다.

 

이로부터...걸프전 때 처럼...전쟁은 일종의 비디오 게임이 되어가고 있다.

 

인터넷 통신망이 전세계에 깔리고, 지구의 모든 지역이 그리드화되어, 좌표를 입력받은 기계가 소리없이 날아가 인간을 죽이는 전쟁이 일상화되는 것이다.

드론 조정자들은 간단한 기계조작으로 인간을 말살하고 있다.

 

게다가 전 지구를 커버하는 통신기술은 언제 누구라도 불러내어 전쟁에 관한 결정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데...

이러면 사실, '전선' 이라는 전통적 개념도 희미해지는 것이다.

이것이 소위 테러와의 전쟁, '신속 기동군' 이라는 개념이 현실화된 모습일까?

 

 

(.......육군 감축과 무기 첨단화 및 경량화, 특수전 강화 등을 골자로 한 개편안은

그동안 국방부 내부와 군 수뇌부의 첨예한 이해 관계에 가로막혀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한 채 표류해 왔다.

그러나 신속한 기동성과 최소한의 지상군 투입, 압도적인 공군 화력과 특수전 병력 극대화를 강조한 ‘럼스펠드 독트린’...

이라크 전쟁 때 미군은 무인 비행기 프레데터는 물론 군사 위성과 감청 장비, 지리정보시스템(GPS) 등을 총동원해 군사 목표물은 물론

이라크군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해 공격 효과를 극대화했다.

최근 미국 육군이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과 공동으로 나노 기술 연구소를 설립해 전쟁터에서 병사들의 기동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첨단 전투복을 개발하기로 한 것도 디지털 전쟁 개념과 무관하지 않다.....   시사 저널 기사 중 발췌)

 

2.부수적 피해

 

저들의 부수적 피해 평가라는 절차가 컴퓨터화 된다면 어떨까?

 

영화에서 처럼 화면을 인간이 보고 감정에 흔들릴 것 없이,

기계가 '계산'하여 실행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물론, 마지막 결정은 인간이 하는 형식을 취하겠지만, 그는 희생자에 대한 막연한 연민 이외에는

모든 책임을 기계에 떠넘길 수 있을 것이니..앞으로의 전쟁은 더욱 냉정하고 참혹해질 것이 아니겠는가...

 

3. 위선

 

저들의 위선은, 문제를 자신들이 일으켜 놓고, 문제 상황을 근거로 약자에게 책임을 묻는데 있다.

 

영화에서는 미국 혹은 영국의 군인들이 교전국도 아닌 '케냐'의 도시를 미사일 공격하는 걸로 나오는데,

그 정당성이 테러범을 제거한다는데 있다는 것이다.

테러를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그렇다..

그러나, 진정 그러하면, 미국과 영국은 지금 즉시 적대군사 행위를 멈추고 모든 점령지에서 철수해야 한다.

현대 세계의 모든 모순과 적대와 전쟁은 식민주의 정치유산으로 남은 것이며,

저들의 현재 군사 행동은 그 유산을 더욱 심화 확대시킬려는 욕망으로 부터 확대 재생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식민주의적 영토욕이 없는 상태에서 단순히 무기를 팔기 위한 분쟁 조차도 있지 않은가...

 

그러므로, 영화에서의 극적인 긴장과는 별개로,

한낱 소녀의 생명을 그토록 '고려하는' 군사작전 이란 설정은 전체적으로 위선으로 보인다.

도무지 있을 것 같지 않다는 말이다.

 

이 영화와 같은 주제를 다룬 이스라엘 영화 '게이트 키퍼' 가 오히려 이런 면에서는 더욱 솔직한데,

모사드 요원은 가차없이 적을 섬멸하는 것이 정의라고 하지 않았던가...

물론, 이 솔직함이 더욱 끔찍하다...그들 모두의 공통점은 군사 제국주의자들이라는 것이다.

 

4.

 

 

우리는 이제 항시적 전쟁 상황하에서 살게 되었는데, 가장 고약한 것은 앵앵거리며 날아왔다는 독일의 'V 시리즈 로켓'

(조셉 헬러의 소설 Catch 22의 주인공 요사리안은 v로켓이 날아오는 소리를 민감하게 감지한다..그 소리가 그의 머리를 아프게하고 돌아버리게 한다...)과는

달리 소리도 없이 갑자기 머리 위에 떨어지는 폭탄을 맞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는 것이다.

 

드론 사령부, 정치 수뇌부의 결정으로(이 영화의 주된 내용이다...),아무런 재판도 없이, 예고도 없이 산산조각 나는것이다.

 

현대 과학이 초래한 디스토피아...

 

더해서.... 현대인은 언제 어디서라도 '공중의 눈'( Eye in the sky)으로 부터 감시당하고, 폭격당할 수 있다는 공포를 가진다...

이는 지구가 강대국이 지배하는 팬옵티콘이 되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