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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영화관

서울의 봄 김 성수 2023


영화

서울의 봄 김 성수 2023

영화 '아수라' 에서 폭력의 미학--마치 색스피어의 햄릿을 보는 듯 한--을
한껏 보여 주었던 김 성수 김독이 우리 역사상 최대의 폭력 사건이었던
12. 12 반란 사건을 들고 나타났다.
12.12가 최대의 폭력 사건인 건 그 폭력배들이
5.18에서 보여준 폭력의 본질이 12.12에 이미 들어있기 때문이다.
12.12는 시작이고,그 폭력성이 5.18에서 완전히 드러난것이다.

아군을 향해 총질을 한 자들이 우리 국민에게 총질한 것이다.

영화는 참 잘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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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무척 씁쓸하였다.
12.12에 이어진 5.18 민중 학살은
이제 역사책에 날짜로 기록된 역사적 사건이 된 것 아닌가 하는 씁쓸함이다.

그때 우리가 새파란 젊은 나이에 멋모르고 반대 데모를 했던 인간이 
저런 인간--인간 백정--이란걸 이제야 똑바로 보게 되었고(사진은 있었지만...),
그때 죽었던 많은 사람들과 사람을 도살하였던 도살자 마저 죽어 버리고 난 후에야
그때 그 사건의 한꺼풀이 영화로 풀어졌으니
이제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는 보다가 잠이 들만 한(내 앞자리 관객을 영화 시작과 함께 내내 수면을...)
사건이 되고 말았다는 그 씁쓸함.

돌이켜보면, 우리 시대는 참 위험했다.

죽음이 코 앞에서 춤을 추고 있는데,
우리는 그것도 모르고 그냥 맘 편히 살았다.
목숨이 위험한 건 정치 대장들이거나, 군부의 공격 목표가 되었던 광주 사람들 이었던 것이다.
광주에서의 습격이
부산이었을 수도 있었다는 증언도 있고 보면, 그게 남의 일이 아니었는데 말이다.

전 두환을 단죄하였던 김 대중 정부는
너무 이르게 그들을 용서했다는 불만이 그때부터 지금까지 머리 속에 남았는데,
DJ가 대통령 선거에 이겼음에도, 그들 학살자를 끝까지 단죄하지 못했던게 우리 민주주의의 한계인가?
우리의 제도 아래
음습하게 그러나 당당하게, 뻔뻔하게 융성하고 있는
반 민주주의자들이 그리도 강력하다는 말인가?

이제는 총칼을 들고 나오는 시대가 아니라는 점이 그 세월--무려 40년의 세월--
동안 우리가 이룬 진전인가?

전 두환의 하나회에 버금가는
검사동일체 원칙주의자들이 다시 권력자로 군림하고 있으니,
우리의 민주주의는 갈 길이 참 멀다...그 많은 희생자가 있었음에도 말이다.
과연 귀신이있다면, 우리를 보우하시는 하느님이 있다면,
어찌 이리 대동사회를 이루는게 어렵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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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살기로 공격하는 반란군과
상대의 정체를 모른 체 혹은 오해하거나, '설마'를 머리 속에 넣고 있었던
정상적이고 제도적인 인간들 간의 대결의 결구가 잘 짜였다.

평온한 시대..이 평온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
누군가 위험의 전문가들에게 맡겨 놓고 평안히 살아도 되는 것일까?
역사에 많은 사건들이, 특별히 초 대형재난이나 국난이 사변들이
겉에서는 보이지 않는 충돌질 하는 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을 생각하면
(이 영화에서는 박정희에 의해 길러진 하나회가 대표적이다.)
우리의 평온을 노리고 그걸 흔들어 제 잇속을 칭기려는 자들을 경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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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의 씁쓸함...

그 도살자들이 단죄되지 않았다는 것, 단죄는 형식에 그쳤고,
사건의 진상이 한 세대가 흐른 이후에야 실감나게 나왔다는 것
이제는 회고해 봐야 시간이 속절없이 가버렸고,
지금 사는 사람들에게는 그 진상이 전달되지 못한다는 것,
영화가 아무리 실감나게 만들어졌어도, 그때 우리는 둘러쌋던 공포를 다 알 수는 없다는 것.

우리에게 그 공포를 총칼로 강요하였던 자들을
제대로 단죄하지 못했다는 억울함

세월이 흘러가고,
친구들도 떠나고,
사건도 세월과 함께 그 잔인했던 본질이 흐려지고, 감추어지고, 망각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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