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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벼락

김우중


벌써 오래 전에 잊혀진 영웅의 부음이 오늘 들렸다.

한때 2위 재벌의 총수였던 자가 세상을 하직했다는 것이다.


그의 인생 행로를 보면, 여전히 영웅으로 대접받는 박정희와 비슷한 모습이 있다.


반칙 비슷하지만, 결과적으로 '한때' 경제에 기여한 것으로 보였다는 점이다.

그의 공과에 대해 많은 말을 할 수 있겠지만, 이 세상에 남긴 그의 씁쓸한 뒷맛은 부정할 수 없다.


사상 최대의 추징금 미납...17조?


그럼에도, 그의 유족들은 재벌급의 숨겨진 재산을 누리고 있다고들 소문이 무성한데,

그와 공범인 그의 옛 부하들은 또 어떻게 숨어 살고 있는지..?


이 모습이 바로,

우리 최근역사에 보이는 권력자와 부자들의 음습한 생애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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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출발부터 독재자 박 정희와 얽혀 있었고, 발전 과정에서도 마찬가지로 박정희의 배려가 있었고,

그가 망할 당시의 시대상은, 이른바 부채 경영이라는,

권력자의 뒷배가 없으면 한 순간도 가능하지 않았던 경영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는 시대를 맞아,

하루 아침에 그 허상이 무너져 내린 것이다. 그의 패망은 한 시대의 몰락이기도 했던 것이다.


기업의 흥망이 권력자와의 거리에 달려있었던 시대가 끝났던 것인데,


그가 망하고 20년도 더 지난 이 시대는 그때 그 시절과 얼마나 달라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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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기업들이 오히려 권력자를 호령하는 시대가 되었고, 사회의 분리는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시대가 되었다.

물론, 권력자가 그 시절처럼 독재자는 아닌 시대다.


민주주의는 진전되었지만,

경제적 불평등은 더욱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가 갚지않고 떠난 과징금 17조의 의미에는,

그를 몰락 시켰던 IMF 사태와, 그후 그 난장판을 수습하였던 이 나라의 권력자, 기득권자들의 모순들이 들어있는 것이다.


(그 '끕' 쯤 되었던 자들은 17조 보다 더 엄청난 금액의 채무들을 탕감받고,

다음 기회를 부여받고,

떨어질대로 떨어진 값진 자산들을  헐값에 취득하여

이후 이 나라의 기득권으로 등장하였고, 지금 떵떵거리고들 있다...사람들은 저들이 그때 한 짓을 다 알고 있다.

지금 우리의 현실은 바로 그때 그 처리의 결과로 만들어졌다...) 


이 시대에 김우중은 어떤 평가를 받을 것인가?


적수공권으로, 희대의 경영전략을 가지고, 한 시대를 풍미한 기업인일까?

권력을 등에 업고 기업을 풍선처럼 부풀리다, 마침내 IMF를 폭발시킨 사상 최악의 사깃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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