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빵'을 피한 우병우의 법 기술에 경탄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검까지 큰 소리를 친 영장에서 뻐져나간 그를 보면,
어쩌면, 그는 사건 초기부터 자신이 빠져나갈 큰 구멍 하나를 알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사건 초기부터 그는 자신이 '비서관' 이라는 것을 강조하였다.
세인들의 눈에는 이 나라 모든 권력기관을 장악하며, 모든 정보를 들여다 보았던
그가 최순실을 몰랐다고 믿을 수 없고, 그것 때문에 그가 반드시 구속되어 마땅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는 사건 초기부터 자신을 비서관이라고 규정하며 항변하였다.
그의 항변의 의미는 자신은 비서관이므로, 상사인 대통령이 정해준 일을 하며, 그것 이외에는 할 수 없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자신에게 최순실의 문제에 대해 개입하지 말라는 대통령의 명시적 혹은 묵시적 지시가 있었고,
그 명령 때문에 자신은 이후 어떤 문제인지 알아보기 조차 불가능 했으며,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아직도 최순실을 모르는 것이다. 어쩌면, 박통의 명령으로 자신의 기억을 삭제해버린지도 모르겠다.
세인이 보기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업무의 성격 때문에 '불가피하게' 알 수 밖에 없지 않은가 하는 의문이 드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의 항변은, 자신이 대통령의 명령을 맹목적으로 수행하는 기계에 불과하였다는 의미가 되는 것이다.
이른바 인간의 '영혼이 없는 공무원' 말이다.
어릴적 부터 쌓아온 그의 경력은 바로 이런 명령에 충실히 복종하는 것이었고,
어떤 일이라도 상사의 명령을 그대로 '충실히' 실행해 내는데, 그의 특기가 있었고,
그것으로 그는 민정수석이라는 권력까지 이르렀던 것이니, 일단 그의 항변은 '일정한 범위'에서 진실하다고 하자....
그는 '진짜로' 박통이 시킨 그대로 하였으며, 그 일의 '의미'에 대해서는 눈 감았으므로,
윤리 문제는 있을지 모르지만, 공무원 직무에 관한 범죄는 아니라는 항변인 것이다.
검찰의 영장이 연속적으로 기각되는 것은 지금 제시된 증거로는 이러한 그의 행적이 범죄일거라는 의혹을 증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우기, 현재의 검찰 수뇌부까지 그의 범죄와 연루되었다는 혐의 마저 일고 있으니,
아무리 검찰이 열심히 했다고 하여도, 그의 유죄 입증에는 부족하리라...
그러면, 그는 무죄로 끝날 것인가?
분명 그렇지 않다.
다음달 들어설 새로운 정부는 청와대 컴퓨터에 들어있을 '새로운' 증거를 손에 확보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영장 기각은 그때 얻을 수 있을 증거가 없기 때문인 것이다.
그때, 그가 법망에 걸려든다면, 지금보다 더 크고 구체적인 범죄행위로 처벌받지 않을까?
더구나 그때는 검찰의 수뇌부도 바뀔 것이며, 수사권도 경찰이 가질 것이기 때문에
더욱 가열찬 수사와 재판을 받지 않을까?
이리하여, 그의 '경탄할' 법 기술이라는게 오히려 더 큰 벌을 버는 것이 될 것이다.
이건 그의 상사였던 박통의 경로와 너무나 같지 않은가...
한두달 편히 살겠다고 이미 정해진 벌을 더 키우는 그는 과연 현명한 자인가..?
아니, 그는 인간이 아닌 기계였으니 인간의 지혜가 입력되지 않는 한 지금의 기조 그대로 갈 것이다...
그는 언제까지 기계로 남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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