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주 오래도록 연기되어 온 희한한 죽음이다(사람들 사이에 그리 회자되어왔다).
이게 다 현대 첨단의료 기술 덕분이었다.
그러나, 그 연기가 축복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이 연기된 죽음의 원인이 기업 승계 문제로 보이는데,
이건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겉으로 보기에...)
아니면,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어떤 해결책이 나왔던 것일까?
2.
울나라에서 제일 부자가 죽었으니,
그의 인생이 성공적이고, 그의 경영이 천재적이었다는 찬사가 사방에서 쏟아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인 것 같다.
그러나, 그의 인생 뒤에 남겨진 씁쓸한 유산 때문에 그런 찬사에 동의하기 어렵다.
가장 현안 문제인 상속 만 하여도,
벌써 십수년 전 문제가 되었던 '에버랜드 문제'로 부터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는 '삼성 바이오 분식' 까지...
이 문제들의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
첫째는 가업 계승에 내야 할 세금을 내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 즉 탈세, 혹은 절세의 문제가 있다.
그러나, 그보다 더 근본적으로 보면,
삼성 오너 측에서 삼성 전자가 저리 큰 기업이 될거라고 예상하지 못한데 더 큰 문제가 있는 것이다.
즉, 에버 랜드 시절만 하여도 토지니, 현금이니, 예술품이니 하는 것이
재산이며 그것들을 잘 숨겨 상속하면 큰 문제가 없으리라는...
미래에 대한 낙관적이며 협소한 예측으로부터 모든 행위들이 나왔는데,
시간이 흐르고 난 뒤, 갑작스레 다가온 죽음의 상황이 되고 보니,
그런 재산은 '푼돈'일 뿐이고, 정작 큰 재산은 삼성 전자이며,
아들에게 삼성전자 지분이 거의 없다는 문제가 대두된 것이다.
즉, 우리 기업이 그리 성공할 줄 몰랐어요
가 문제의 핵심인 것이다.
삼성 그룹의 소위 '수뇌'들이 제대로 예측했다면,
'에버랜드 문제'가 아니라, 진작에 '삼성 전자 문제'가 세상에 나와서
지금쯤은 어영부영 해결되었어야 하는데(법률적으로 에버랜드 문제는 해결되었다...)
추세적 성장으로 이미 세계적 기업이 되어 버린 삼성 전자의 계승 문제는 아직 손도 못대고 있다...
당장 현금이 엄청나게 필요하고(정상적으로 지분을 취득하기 위해),
세금도 천문학적 금액이며(삼성전자가 너무 성공하는 바람에)
지난 정권을 움직여 해결하려던 것이 들통나서 오히려 재판을 받고있는 중이니...
(소위 '가신'이라는 자들이 그리 큰 보상을 받으며 무얼 해결했던가..?)
3.
미래에 대한 예측이란 문제에 대해 큰 소리 칠 수 있는 인간은 없을 것이므로,
그들의 어리석음에 대해 과도한 경멸은 하지 말자.
그러나, 다시 승계문제를 보면, 역시나 탈세하겠다는 아니면 절세하겠다는
저 결연한 의지로 부터 파생된 울나라의 경치 경제 사회 문화적 모순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의 인생을 조금 생각하면 수전노, 혹은 금고지기를 필생의 사업으로 하고 있는 여러 사람들을 생각해 본다.
돈이 수단이 아니라 목적화 되어 오직 돈 밖에 가진게 없는 가련한 인생들 말이다.
김용철 변호사의 책에 묘사된, 오직 돈 만 날뛰는, 그에 흔들리는, 그로 인해 모욕받고, 인간을 모욕했던
그들의 삶이 그리도 성공적이고 천재적인 삶인지는 의문이다.
하여간, 명복을 빌어줘야겠다.
저온 치료라는 '추운' 환경으로부터 벗어났으니 말이다...